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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개인용 나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고화질 카메라로 인해 금새 차버리는 스마트폰 용량 문제도 있고, 나스나 클라우드를 이용해 파일을 주고 받거나, 아예 동기화하여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
그렇다고, 클라우드에 다달이 돈을 내고 싶지는 않다. HDD는 영구 기록 장치라는 말도 있고, 나스도 쉽게 고장나지 않는다고들 하니 초기 비용이 들더라도 월 회비 없이 용량도 맘껏 늘일 수 있는 나스가 이득이 아닌지 싶다.
본 글은 위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이다.
물론, 일단 사놓고 나중에 고민하겠다면야 말리진 않겠으나, 가벼운 용도만을 위해 입문했다가 후회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인용 나스 사용의 이면을 소개하고자 한다.
초기 투자 비용
일단은 당연히 알고 있을 초기 투자 비용부터 짚고 넘어간다.
흔히 입문용으로 가장 많이 추천되는 Synology DS224+ 공기기는 6/10 다나와 최저가 기준 519,000원이다.
![나스용 HDD 가격](https://info.quokkanews.com/wp-content/uploads/2024/06/image-15-1024x165.png)
초기 시작이니, 적당히 2tb 정도로 시작한다고 가정하고, NAS용 하드로 가장 저렴한 메이저 브랜드 제품을 검색해보면, 86,000원이다. 224+는 2베이 제품이므로 172,000원. 도합 691,000원이다. 적당히 70만원이라고 가정하고 이후 이야기를 풀어보려한다.
이유1. 끊이지 않는 기변의 유혹
기기를 마련했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가 본 게임이다.
일반적으로 처음에는 주어진 사양과 용량에 만족하며 사용을 시작한다. 서버가 생겼다는 뿌듯함에 가족이나 지인에게도 계정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서버로 할 수 있는 각종 활용처를 찾아나간다. (ex. 미디어 서버, 사진 저장소 등…)
나스 사용에 대한 만족도가 정점에 올랐을 즈음부터 슬슬 고민이 생겨난다.
“아, 데이터가 날아가면 큰일이겠구나…..”
그리고, 매우 높은 확률로 아래와 같은 의식의 흐름을 경험하게 된다.
![](https://info.quokkanews.com/wp-content/uploads/2024/06/image.png)
- 일단 당장 할 수 있는 RAID1(중복 저장을 통한 보호 기능)을 도입하게 된다.
- 그리고 머지않아 반으로 줄어든 용량에 불편함을 느낀다.
- 더 큰 용량의 하드로 교체한다.
- 하드 베이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시놀로지 923+(4베이, 952,000원) 구매를 고민한다.
- 커뮤니티를 들락거리며 정보를 얻는다.
- RAID는 선택, 백업은 필수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듣는다.
- 백업을 위한 추가 나스 구매를 고려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DATA라는 건 줄어드는 법이 없고, 늘면 늘수록 가치가 커지게 되어있다. 때문에 DATA를 담는 그릇에 투자하는 비용이 늘게 되는 건 당연한 이치다.
이유2. 기변하지 않아도 돈이 든다
본인은 기변할 돈도 없고, 헤비 유저도 아니니 기변의 유혹에 빠질 일은 없다고 자신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본인이 잘 참는다 해도 불가항력에 가깝게 발생하는 비용도 있다.
나스는 24시간 켜두는 게 일반적인 장비다. 아무리 저전력이라 한들 전자 장비인 이상 돈이 나간다. 전기 요금이니 본인의 전력 사용 패턴에 따라 다르겠지만, 초기 투자로 가정한 2베이 나스, 그리고 200~400kwh 사용을 가정했을 때, 대략 3~4천원이 전기 요금으로 나가게 된다.
피할 수 없는 비용은 비단 전기세 뿐만이 아니다. HDD를 영구 기록 장치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반만 맞는 이야기다. 기록이 영구적이긴 하나, 사용은 전혀 영구적이지 않다. HDD는 모터가 들어있는 의외로 단순한 기계장치로 고장이 잘 나는 부품이다.
브랜드, 모델에 따라, 혹은 뽑기운에 따라, 그리고 당연히 사용 패턴도 영향을 미친다. 본인의 경우 나스 하나당 2~5년(운없으면 몇 달만)에 한번씩은 고장으로 A/S를 받거나 교체를 해온 것 같다. 참고로 앞서도 말했듯 나스 사용자들의 HDD는 하나가 아니다.
무상 A/S가 있지 않냐고? 이것 또한 반만 맞다. 고장날 때 쯤이면 무상 기간도 끝났을 확률이 높을 뿐더러, 2~5년이면 용량 부족에 시달려 교체 뿜이 오고도 남는 기간이다. 고쳐서 팔면 되지 않냐고? 무상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HDD의 가격을 검색하고 다시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뭐 소정의 보탬이 될 수도 있기는 하겠다.
이유3. 의외의 복병, 소음
본인은 가족과도 공유 안 할 예정이고 필요한 성능과 용량 만큼만 딱 투자해서 본전 뽑을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도 한 가지 더 고민해 볼 내용이 있다.
바로 소음이다.
누차 언급했듯, 나스는 24시간 가동하는 장비다. 당연히 무시하고자하면 무시 가능한 수준의 소음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에어컨이나 제습기 등의 소음보다도 작은 소리다. 그러나, 에어컨이나 냉장고는 일정하게 지속되고, 세탁기와 같은 경우 예측 가능한 반면, 나스의 HDD는 일정하지도 예측가능하지도 않다.
한번 신경쓰이기 시작하면 계속 신경이 쓰이는 게 나스의 소음이다.
본인은 무신경한 편이라고 자신 만만하게 들였다가도, 구석에 처박고자 랜 공사를 고려하거나, SSD라는 신규 투자를 고민하게 될 수도 있다.
이유4. 클라우드 서비스가 생각보다 싸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치명적인 건 너무 쉬운 대안이 이미 존재한다는 것이다.
6/10 기준 구글 드라이브 2TB의 가격은 매월 11,900원이다. 안정성이니 소음이니 자잘한 에러에 시달리지 않고도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비용이 불과 11,900원이다.
심지어 경제성도 충분하다. 70만원 기준으로 무려 5년을 쓸 수 있는 금액이다. 연단위 결제를 하면 16% 할인도 해준다. 물론, 그때까지 금액이 동일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어쨋거나 현재 기준으로는 무려 6년 가까이 사용이 가능하다.
앞서 보았듯, 나스 또한 고장이 나잘 않아도, 기변도 안해도 나가는 전기세3~4천원을 감안하면 상대적인 비용은 더 줄어든다.
다른 드라이브는 다를 수 있지 않을까 싶겠지만, 아래 표에서 보다시피 큰 차이는 없다. 심지어 타인 혹은 가족과의 공유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서비스명 | 용량 | 가격 |
---|---|---|
구글 드라이브 | 15GB | 무료 |
100GB | 2,400원/월, 24,000원/연 | |
2TB | 11,900원/월, 119,000원/연 | |
5TB | 29,750원/월, 297,500원/연 | |
10TB | 59,500원/월 | |
20TB | 119,000원/월 | |
네이버 MY BOX | 30GB | 무료 |
80GB | 1,650원/월, 16,500원/연 | |
2TB | 11,000원/월, 110,000원/연 | |
OneDrive | 5GB | 무료 |
100GB | 2,900원/월, 29,900원/연 | |
1TB | 8,900원/월, 89,000원/연 | |
드롭박스 | 2GB | 무료 |
2TB | US$11.99/월, US$9.99/연 | |
3TB | US$22/월 | |
9TB | US$24(1인당)/월 |
결론
본인이 대용량의 파일을 저장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할 일이 많은 경우, 코딩용 혹은 블로그용 서버가 필요한 경우, 상시 켜져있는 저성능의 컴퓨터가 요긴한 경우 등에 있어 나스는 매우 든든한 존재일 수 있다.
사용하기에 따라서 나스는 매우 유용하고 없어서는 안될 장비다. 다만, 단순 파일 공유 목적으로 들이기에는 초기 투자도, 단점도 너무나 많다. 따라서, 살때 사더라도, 위와 같은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구매에 임하는 것이 중복투자, 혹은 당근 마켓 이용을 줄이는 길이다.
참고로, 본 글은 경제성에 초점을 맞췄으며, 관리나, 초기 입문시 세팅의 번거로움 등은 고려하지 않았다. 나스가 특별한 전문성을 요하는 장비는 아니지만, 컴퓨터와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어쩌면 비용보다 더 큰 장벽이 있을지도 모른다.